최고의 그림을 그리는 방법 / 무로이 야스오 저 / 영진닷컴 / 224p / 16,000원
‘최고의 그림을 그리는 방법’
그림쟁이로서 끌리지 않을 수 없는 제목의 책입니다. 도서관에 갔다가 보이길래 집어왔어요.(세금 도서관에서 뽕뽑는 요즘)
쉽게 술술 읽히는 책이었고, 그림을 마주하는 자세에 대해 다시 한번 일깨워 주네요.
무슨 내용을 말하고 있는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읽어야 도움이 될지 적어보겠습니다.
‘최고의 그림을 그리는 방법’의 내용
제목은 ‘최고의 그림을 그리는 방법’ 이지만 사실 테크니컬한 방법에 대한 책은 아니에요. 그림을 그린다는 행위를 어떤 마음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성장하려면 어떤 시선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그림쟁이용 자기계발서 느낌이 강했습니다.
내용을 펼쳐보면 왼쪽에는 저자가 말하는 내용, 오른쪽에는 저자가 학생에게 첨삭해 준 그림으로 계속 이어져 나가는 형태입니다.
왼쪽의 내용과 첨삭 그림의 주제는 서로 관련이 없습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인데, 내용 자체가 스킬에 대한 것이 아니어서 관련 있는 첨삭을 연결하기 어려웠을 것 같긴 합니다.
첨삭은 첨삭대로, ‘애니메이션은 저렇게 연출하는 게 효과적이구나’, ‘표현을 저렇게 하면 더 생동감 있구나’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최고의 그림을 그리는 방법’에서는 다음 3가지를 강조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 좋아하는 것을 즐겁게 그린다.(즐거운 마음 = 성장동력)
- 현존하는 이상적인 기준으로 자신의 한계를 정하지 않는다.
- 모작-응용-창작으로 성장해 나간다.
좋아하는 것을 즐겁게 그린다는 건 아주 당연하지만 그림을 그리다 보면 잊어버리기 쉬운 것 같아요.
그림 자료 찾다가 존잘님 그림들이 눈에 들어와버리고…그러다보면 내 그림은 초라해보이고ㅠㅠ
인체를 더 연습해야해! 색감을 더 연습해야해! 구도도 엉망이야! …등등 삽질을 하다가 기계적인 연습용 그림만 그리는 경우가 있지요.
그러다 마음이 지쳐 그림을 그리려고 책상에 앉는 것도 못하게 되는…네 제 얘기입니다ㅠㅠ
이 책에서는 ‘잘 그리는 것만 그려도 괜찮다’,
‘프로도 사실은 잘 그리는 것만 그리는 사람’,
‘다만 그 패턴의 조합이 많아서 뭐든지 그릴 수 있는 걸로 보이는 것 뿐이다’,
‘그러니 일단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그려라!’ 하고 말해줍니다.
그 말대로 초보자는 좋아서 계속 그리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좋으니까 계속 그리고 싶고, 그게 성장 동력이 될 테니까요.
현존하는 이상적인 기준으로 자신의 한계를 정하지 않는다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이런 화풍이 먹히는데 내 그림은 전혀 다르니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거야’ 라든가, ‘웹툰을 그리려면 채색을 잘 해야 하는데 난 색감이 너무 구려서 안될거야’ 등등.
그림으로 꿈을 꾸고 자신감을 가지는 데 방해가 되는 생각들이네요. (또 제 얘기…머쓱)
하지만 웹툰을 예로 들어보면 출판 만화 시절엔 웹툰 작법 같은 것은 존재하지도 않았지요.
웹툰 작법 역시 pc 환경이었던 시절과 모바일 환경 위주인 지금을 비교하면 많은 요소가 달라졌으니까요.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어떤 형태로 세상에 선보일지 상황에 맞춰 궁리해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일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성장법에 대해서 언급하는 부분인데요.
모작-응용-창작으로 성장하는 건 여러 작법서에서 공통으로 하는 얘기인데, 그만큼 증명된 정공법이라는 거겠지요?
이 책에서는 무예의 성장법인 수파리(守破離)를 들어 설명합니다.
수(守) – 스승의 방법을 지켜 반복을 거듭하는 단계. (모작)
파(破) – 가르침과 이론을 깨서 적용하는 단계. (응용)
리(離) –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어 기존 이론 및 방법과 결별하는 단계. (창작)
아이가 말을 처음 배울 때 부모를 따라 옹알이를 하고 말을 조합해 만들어 내듯이, 모든 학습의 기본이 되는 방법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모작은 뭔가 연습만 한 것 같고 내 그림도 아닌 것 같아서 잘 안했는데, 따라 그려보고 싶은 ‘좋아하는’ 그림을 찾아서 즐겁게 그려봐야겠습니다.
이외에도, 이런 저런 그림에 대한 마음가짐이나 성장법, 프로로써 임하는 자세 등을 저자의 경험을 들어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읽다보면 ‘나도 이런 마음으로 그려야겠다’ 하고 동기부여가 됩니다.
성장법도 좋지만 당장 그림에 대해 구체적인 고민들이 있는데…하시는 분은 ‘잘 그리기 금지’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관심이 있으시면 한 번 읽어봐 주세요!
‘최고의 그림을 그리는 방법’의 활용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초보자.
그림을 그리고 싶은데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
인체 도형화나 크로키부터 하라고 해서 해봤더니 그림 그리기가 싫어진 사람.(반복되는 자기소개ㅋㅋ)
스킬에 대한 내용은 거의 없고 주제마다 비슷한 말을 반복하는 느낌도 있기 때문에, 그림을 그리는 스킬이나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바라고 읽는다면 내용이 별로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림을 잘 그리고는 싶은데 뭔가 막막한 마음이 있다.
프로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성장해 왔고 어떻게 일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아무튼 업계 선배가 하는 얘기를 들어보고 싶다.
하는 생각이 있다면 에세이나 자기계발서를 읽듯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좋아하는 걸 즐겁게 그린다’는 당연한 말을 오랜만에 깊게 되새길 수 있어서 좋았어요.
잘 그리지 않아도 괜찮아, 좋아하는 걸 그리자 하며 스스로를 다독이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참고 링크 – 저자 무로이 야스오의 유튜브 채널 / 트위터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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