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그리기 금지 / 사이토 나오키 저 / 잼스푼(도서출판 이종) / 224p / 16,500원
아니 요즘 작법서 제목들 왜 이렇게 잘 지어요? (제목학원 나오셨나…)
잘 그리고 싶어서 작법서 코너를 뒤지고 있는데 ‘잘 그리기 금지’라는 제목이 튀어나오면 당연히 집어들 수 밖에요!
무엇보다 이미 그림 유투버 선생님 중 한 분으로 모시고 있는 사이토 나오키님의 책이라 즉시 구매했습니다.
유투브로 볼 때는 이해되는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요점을 까먹기도 해서 정리본이 있으면 좋겠다 했는데 딱 그런 용도의 책이었습니다.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도움이 될 지 적어보겠습니다.
‘잘 그리기 금지’의 내용
Q. 초보자는 무엇부터 연습해야 할까?
Q. 배경 그리기가 어려워요!
A. 연습하지 않는다.
A. 배경을 그리지 않아도 배경은 그릴 수 있어요!
내용은 문답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대부분 대답을 보면 ‘엥? 뭐라고?’ 싶은 대답들이 나와있습니다.
근데 그게 정말 정답이라는 느낌으로 시원한 설명이 이어집니다.
책 제목과 같아요. 잘 그리려면 ‘잘 그리기 금지’부터 해야 한다고 하는 것처럼요.
그림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던 부분들을 해소해주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위 내용은 ‘초보자는 어떻게 그림을 그리면 될까요?’ 라는 질문에 ‘초보자는 그림을 그리려고 하지 마세요!’ 라는 답변으로 시작되는 내용입니다. “그리지” 말고 떠올린 이미지에 충실해서 “만들어” 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저는 ‘이런 이미지를 그리고 싶지만 아직 이건 못 그리니까 다음에 그리자’ 하다가 기억 저 편으로 사라진 그림들이 많습니다.
초보일수록 더더욱 떠올린 이미지를 구현해 내는 데 집중하고, 그걸 바탕으로 스킬을 올리려는 욕심이 발동하는 게 성장에 좋은 기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프로그램 기능을 많이 이용하거나 소재를 많이 붙이기 전에 기본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던 편이었는데요, 거의 꼰대스러운 착각이었네요(…)
SKM(소레 칸젠니 마치갓떼마스요! – 그거 완전 틀린 생각이에요!)를 외치는 사이토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립니다ㅋㅋㅋ
(사이토 선생님의 목소리를 아직 모르시는 분은 사이토 나오키 일러스트 채널에 한번 방문해 보세요)
그 밖에도 이런 식으로 고민에 맞춘 현실적이고 실천 가능한 조언들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삽화도 중간중간 많이 들어 있어서 읽기도 쉽고, 글의 내용도 한층 더 이해가 가도록 되어 있어요.
더 자세한 설명이 듣고 싶다면 각 챕터당 동영상으로 연결하는 QR코드가 있으니 동영상으로 봐도 좋습니다.
그림을 잘 못 그리겠다는 실력에 대한 고민, 사람들이 봐 주지 않고 일이 들어 오지 않는다는 고민,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는 고민 등 그림쟁이가 가질만한 전반적인 고민에 대해 다루고 있으니, 이 중에 하나쯤은 현재 고민에 대해 사이다로 느껴지는 답변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책을 여러 권 읽다 보니 프로들이 말하는 공통점이 두 가지 보이네요.
- 초보자는 그림을 연습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을 그리는 게 먼저다.
- 그림을 계속 잘 그리려면 식사, 휴식, 운동 등의 자기관리가 중요하다.
당연하지만 잊기 쉬운 부분인데 항상 리마인드 해야겠습니다.
빨리 잘 그리고 싶은 마음에 그림만 잔뜩 그리면서 잠을 줄이거나 하면 그림 그리는 데 지쳐버릴 수 있으니까요.
이런 그림을 대하는 마음과 자세에 대해서는 이전 리뷰했던 ‘최고의 그림을 그리는 방법’에서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마음을 잃지 않고 그림생활을 이어 나가려면 좋은 습관이 중요한데, ‘잘 그리기 습관’ 이라는 책에 이런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사이토 나오키님이 추천도 하신 책이네요. 관심 있으시면 이쪽도 읽어봐 주세요!
‘잘 그리기 금지’의 활용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그림 성장 방법에 대한 고민이 있는 분.
그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은데 고객에게 어떻게 어필해야 할지 고민인 분.
슬럼프나 의욕상실에서 어떻게 벗어나야 할 지 고민인 분.
고민을 세세하게 나누어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이니 그림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누구나 얻을 것이 많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고민이 해결되지 않더라도 충분히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쉽게 생각해도 되는 거였구나’ 하는 지점도 많이 있습니다.
저는 뭔가 하려고 할 때 기합이 많이 들어가는 타입이라, 이렇게 마음을 가볍게 해 주는 책이 꽤 도움이 되네요.
어깨에 힘을 뺄 수 있게 하고, 막힐 때 여러 방법이 있다는 걸 깨닫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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